4월 한 달 내내 아침에 사진을 찍는데 실패했다.
더이상 미룰 수 없어서 결국은 늦게까지 잠을 자지않는 날 마로니에를 찾았다.


대학로는 지금 거리 조경 공사 중.






대학로의 오래된 샘터건물이 담쟁이 덩쿨로 뒤덮혀있다.






마로니에 공원 입구.

요즘의 거리는 온통 초록이다 불과 며칠만에 나무의 잎사귀가 푸른 색으로 뒤덮여있다.
매해 보는 광경이지만 언제나 신비롭다.





마로니에 공원 내의 농구대와 아름드리 큰 나무
거대한 녹색 나무가 위압감이 느껴질 정도다.
몇 년을 자라면 저정도로 자랄까? 100년?




마로니에 공원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구조물.
예전 서울대학교가 있던 터라는 상징물이다.
예전엔 빙둘러 울타리를 쳐놔서 공원에서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다행히 울타리를 걷어서 공원을 조금 넓게 사용할 수 있으니 고마워해야할까?





마로니에 공원 내에 있는 아르코 미술관
몇년 전엔 무료로 관람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2천원에서 3천원사이의 관람료를 내야 한다.






공원 내에 있는 야외 공연장.
전과 비교해서 변한 것 중 이 공연장이 가장 아쉽다.
접근성을 좋게 하려 한 거는 같은데 오히려 예전에 비해서 무대가 잘 보이지 않고
좌석도 불편하다. 이 날은 좌석이 한 쪽으로 치워져 있었다.






이 돌덩어리들이 바로 공연장의 좌석이다.
대리석 덩어리라서 엉덩이는 시리고 딱딱하고 이동도 불편하다.
공연장에 구경 올 때마다 소공과 나는 누가 들고 갈까 봐 무겁게 만들고
오래 앉아 있지 말라고 이렇게 만든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이른 아침 사람이 떠난 공연장은 비둘기가 접수 중.





이 때는 과자를 먹는 비둘기를 찍어야겠다라고 셔터를 눌렀는데
나중에 보니 비둘기 뒤에 참새도 과자를 먹고 있다.






공원 내에 붙어 있던 사진

비둘기에게 모이는 주는 건 더이상 낭만적이지도 않고 비둘기는 더이상 사람을 두려워 하지도 않는다.
사람들이 흘리고 간 과자를 먹는 것에 지나 들고 있는 과자에까지 달려드는 비둘기가 두려운 요즘이다.
제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마세요.




.

마로니에 공원에 유일한 놀이 시설.
미끄럼틀이다.
예산이 적었나? 전에 비해 크기도 작아지고 그네도 없어졌다.
그나마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장소.






2001년 마로니에 공원과 비교해 2009년 마로니에가 달라진 점은 공연장과 미끄럼틀을 새로 짓고,
공원 한 가운데 있는 서울대학교 옛터라는 구조물의 크기가 달라졌고,
미술관과 예술회관이 아르코라는 이름으로 바뀌고 더이상 무료 관람을 할 수는 없다는 것.

사진을 첨부하진 않았지만 이른 시간에 청소부 아저씨는 여전히 공원을 청소하고 계셨고,
공원 구석에는 여전히 술취하신 분들이 자리를 깔고 계셨다.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름드리 푸르른 나무들 뿐이다.



  • 빨괭이 2009.05.09 17:49

    오~ 사람이 없는 아침의 공원모습이 신선하고 좋아요 세번째 사진 보니 그 시간에 일부러 가서 그 공간에 앉아있고 싶네요 - 잘 보고 갑니다.

  • 송송화 2009.07.16 10:48 신고

    항상 사람들로 북적대는 공원만 보다가 사람들이 사라진 공원에 가만히 앉아앗는 것도 색달라요.
    여름 날의 마로니에 모습은 또 어떨지 다시 한 번 나가봐야 겠네요.

  • 종로박사 2010.03.31 15:26

    블로그 잘 보고 갑니다

    이제 곧 따듯한 봄날이 다가오니

    따스한 봄날을 맞이해 하시는 일들이 잘 되시길 바랍니다 ^^


마로니에 공원의 입구에 상징처럼 서있는
철제 기념물.


밤이면 바닥 중앙에 동그란 조명이 신비한 분위기를 만든다. 마치 피라미드속에 서있는 기분이고, 그 자리에 서서 소원이라도 빌면 그 빛속에서 원하는 것이 이루어질 것 같다는 기분...



















마로니에 입구 도로가에 있는 분수대겸 인공시냇물이다.

작동되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우연히 이 앞을 지나가다가 이곳에 물이 흐르는 것을 본다면 당신은 행운아 인 셈이다.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이 해돋이 몇 번 못 보듯이
이 동네에 사는 사람이라고 해도 이 광경을 본 것은 몇 번 안된다.

장독대가 울고 있다. 눈물을 펑펑 쏫고 있다.
뭐라고 말해야 위로가 될지... 난감하도다.
심청이 구멍난 독에 물 채울려고 했다는 말은 들었어도 독이 위로 물을 쏫는다는건 심청이도 몰랐을거야.












낮에는 유치원생들도 놀러오고 연인들도 놀러오고, 초저녁이 되면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해서 한밤이 되면 말할것도 없이 복잡해지는 대학로 한 복판.
 

항상 사람이 많은 마로니에 공원도 사진속처럼 사람이 없을때가 있다.




















밤새워 놀던 패거리들이 첫차타고 떠나고, 노숙자 아저씨들도 서울역 밥집으로 떠나가는 해가 떠올라 햇살이 반짝이는 아침 6시쯤.
마로니에 공원은 그 어느 때 보다 인구밀도가 낮다.


부지런한 학생이나 회사원 인 듯한 사람이 마로니에를 가로질러 달려가고 있을 뿐.



















마로니에 공원에 자주 놀러 오는 사람은 사람들이 없는 마로니에가 낯설 것이고, 무엇보다도 이 사진이 낯선 것은너무 깨끗해서 일 것 이다.


평상시에 이런 모습은 불가능하다.





















사진기가 내 눈이 본 것만큼 옮기지 못해서 사진에 덧붙여 설명하자면...


이곳의 벽돌은 아주 붉고 비가 온 날 새벽이면 더욱 붉고 선명해지는데, 바로 문예회관 대극장 옆 붉은 광장이라 불리는 붉은 벽돌 마당이다.


보라! 사람이 없으니 깨끗하고,
쓰레기가 없으니 더욱 아름답지 않은가!
















당신이 버린 한 개의 담배꽁초와 한 장의 신문지가 새벽이면
수천개의 담배꽁초가 되어 있고 쓰레기더미 되어 뒹굴고 있다.


그리고 이 아저씨 한 사람이 지나가며 그 천 개의 쓰레기 수 만개의 담배꽁초를 저 작은 쓰레받이와 닿은 빗자루로 몇 번이고 쓸고, 몇 번이고 담으면서 아침의 마로니에는 다시 살아난다.

















자신이 사진에 찍힐까 쑥스러워 하며 쓸었던 자리에서 괜한 빗자루질을 하신다.
이른 새벽에 왠 밀집모자냐고 물었더니 햇살이 뜨거워질 때 까지도 청소가 안끝나서란다.


아침 햇살에도 얼굴이 탈만큼 이곳을 청소한다.




















청소가 끝난 마로니에 공원 안으로 봄의 아침 햇살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새순이 돋는 나뭇가지가 그림자를 드리우면 봄바람이 그림자를 흔들고 지나간다.























청소가 끝난 공원에서 한참동안 말을 잃고 황당함에 빠진
비둘기...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얻는다지만 마로니에 새들은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다.


후회 막심한 비둘기, 적응이 안된다.

















잠시 새를 따라갔다.
야외 공연장 쪽으로 간다.
일찍 나온 사람 두 명, 세워져 있는 자건거 한대.


그리고 아직도 청소가 안끝났는 지 야외 공연장 안에서 비질소리가 들린다.




















야외 공연장.
붉은 천막지붕이 최근의 일이다.
공원의 나무들과 어울려 봄여름엔 초록과 빨간색의 대비가 아름답고 가을이면 은행나무의 노란색과 어울리며 한겨울 눈오는 날엔, 공원안에 혼자 빛을 투영하고 있는 모습이 한떨기 커다란 붉은 꽃과도 같다.




















잘 살펴보면 철제 구조물 사이로 조명기구가 보인다. 이것이 초라해 보일지 모르지만 마로니에 야외공연의 분위기는 이 지붕과 조명으로 아주 많이 바뀌었다. 행사가 있는 날 마로니에에 오면 이 보잘것없는 곳이 당신들의 기분을 달래줄 것이다.


게다가 이곳의 공연은 무료이며 원할 때 들어가서 원할 때 나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당신의 관람매너가 엉망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언제 들어가도 좋으며 나올 때가 언제인지는 무대에 서있는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해보시길...












 



야외공연장 안은 청소가 마무리가 안되어 있었다.심란한 아저씨의 표정


의문1:
무엇이 쓰레기고, 어디까지가 쓰레기인가.
얼마후, 자고있는 사람만 남기고 쓰레기만 걷어갔다.


결론1:
마로니에는 쓰레기는 걷어가도
쓰레기 속에서 뒹구는 사람은 남겨놓고 간다.

















나무 주위의 둥그런 원형벤치에 비해 연인석으로 더욱 사랑을 받는 이인벤치도 청소가 끝나서 주위가 깨끗하다.
하지만 사람이 없는 이 시간대가 마냥 좋지는 않은 듯이 보인다.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까 나에게 다가와 앉아주세요.



















마로니에를 찾는 사람 중 가장 건강한 사람들이 이용하는 농구대!

혼자서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이 보잘 것 없지만 한겨울에도 반바지를 입은 소년들이 이 앞에서 공 놀이를 하며 땀을 흘린다.

배드민턴도 옆에서 칠 수 있다.



















유치원을 졸업한지 오래인 우리들. 그래서 보기도 힘들고, 타기도 힘든 것!
이것을 미끄럼틀이라고 한다.
마로니에 공원에 오면 옛날 생각하면서 빨갛고 예쁜 계단을 올라가 누구는 앉아서 내려오고, 누구는 서서 뛰어내려오는, 작고 깜찍하고 귀여운 미끄럼틀!


사진의 빨간 계단 뒤로 보이는 것은 작은 그네다.
그네의 길이가 아주 짧아서 춘향이 흉내내며 어른이 타다가 위의 철 난간에 부딪치는 바람에 가끔 마로니에 미끄럼틀에서는 제야의 종소리와 비슷한 소리가 지나가는 사람을 놀래키기도 한다.














미끄럼틀 바로 앞에 있는 공중 화장실.
남자들은 들어갈 수 없는 여자 화장실이다.
한 개의 장애인용 화장실이 있다.
평상시엔 정말 엉망진창이지만 아침 여섯시엔 이곳도 깨끗하다.
열려진 화장실 출입문 너머로 살포시 고개를 보이는 하늘색 쓰레기통은 프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작고 초라한 것이어서 쉽게 채워지고 더러워진다.


뜻 있는 사람이라면 이곳에 보다 실용적인 쓰레기통을 보내주세요.















변기를 찍어봤다.
변기가 쑥스러워 하며 한마디 한다.
보기엔 어떨지 모르지만 지금 제 모습이 가장 깨끗한 모습이랍니다.
제발, 제발 저좀 깨끗하게 써주세요,


휴지통도 한마디 한다.
이하동문!!



















화장실에 있는 세면대.
처음엔 옥색 세면대와 맑고 깨끗한 거울이 한 쌍으로 비누꼭지와 수도꼭지를 벗하며 아름다웠다.
어느새 거울은 사라져 그 흔적만 남았고, 수도꼭지는 몇 명이나 교체되었다. 처음의 괄괄한 힘은 사라지고 지금은 물이 나왔다 안 나왔다 한다.
누군가 붙여 논 노란 하트 스티커가 그들의 상처 받은 곳에 뜻도 없이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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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올린 사진과 글은 삼박자사이트에서 대학로의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주자는
야심찬 기획하에 소공이 글을 다듬고  자료는 공동으로 모으면서
대학로 기행수첩을 할 당시 첫 포스팅을 한 것이다.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숫자가 보일텐데
2001년 4월 26일 이른 아침에 소공과
대학로와 마로니에주변을 돌아다니며
오래된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었다.

디카에 비해 여러가지 번거로운 점도 있고, 사진의 상태도 깨끗하진 않지만
2001년 봄 대학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자료라 썩히기는 아까워 올려본다. 
여전히 그대로인 모습도 있고 달라진 모습도 있다. 

2009년 4월의 마로니에는  나중에 다시 포스팅할 예정.








  • 종로박사 2010.03.31 16:04

    블로그 잘 보고 갑니다

    이제 곧 따듯한 봄날이 다가오니

    따스한 봄날을 맞이해 하시는 일들이 잘 되시길 바랍니다 ^^




대학로
삼박자 ....이라고 우리끼리 우기는.... 마로니에의 수호신?

대학로 기행 수첩의 첫 번째 사진은 뭐니 뭐니해도 삼박자 탑이다.

  • 으앜 2009.07.21 12:31

    너무 웃겨요! ㅜ_ㅜ
    기둥이 3개니까... 한분씩 이름적으면 되겠네요!
    그리고...가운데 바둑알(!)에 삼박자 SamBakZa 적으면 딱일듯 = D

  • 송송화 2009.07.22 01:01 신고

    그 말 들으니 새벽에 몰래 가서 새겨놓고 싶군요.
    같은 뜻을 가진 셋이 모이면 뭐든지 할 수 있답니다.
    셋이란 그래서 좋지요.